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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볶는 마을
[커피 에피소드] 기네스에 오른 이색 기록들

커피, 기록으로 말하다

[커피 에피소드] 기네스에 오른 이색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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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음료, 커피는 그 인기에 걸맞게 다양한 분야의 세계 기록을 업데이트하고 있는 ‘기네스 세계기록(Guinness World Records)’에서도 등장한다. 커피로 만든 이색 기록들을 살펴봤다. 이른바 ‘기네스 커피’이다. 참고로 기네스 세계기록은 2022년 기준, 5만3천개 이상의 기록을 축적했다. 매일매일 새로운 기록이 작성되고 있다.  

1인당 커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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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조사에서는 스웨덴 국민 한 명이 커피를 연간 6.3kg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스웨덴 국민이 커피를 가장 사랑한다는 말이 지금까지 회자되지만, 2016년 핀란드가 12kg로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량을 경신했다. 이 분량은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 한 잔에 원두 7g, 아메리카노 한 잔에 원두 14g을 사용한다고 할 때 각각 1,714잔과 857잔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커피 355잔을 마신다는 조사가 있다. 그러나 만 19세 이상 성인만 따지면 한국의 커피 소비량은 세계 3위이다.  

카푸치노를 가장 빨리 만든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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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커피전문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2그룹 에스프레소 머신 1대를 사용해 1시간 동안 카푸치노 420잔을 만든 기록이 있다. 분당 무려 7잔을 만드는 셈이다. 주인공은 호주 퀸즐랜드에서 활동하는 리자 토마스라는 바리스타가 2019년 4월에 세운 기록이다.
카푸치노는 통상 25초간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12~16초간 스팀으로 우유를 거품 낸 뒤 에스프레소와 섞어야 한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1만6380초가 걸리는데, 3600초(1시간)에 두 작업을 겹치며 420잔을 만들어내는 실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가장 큰 머그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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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록은 한국이 가지고 있다. 2014년 7월 카페베네가 경기 양주에 있는 로스팅 공장 앞에 외경 2.6m, 내경 2.5m, 높이 3m짜리 머그컵을 만들었다. 약 1만4000ℓ의 커피를 담을 수 있다.  

가장 큰 커피 찌꺼기 모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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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찌꺼기로 만든 가장 큰 모자이크이다. 25.96 m² 크기로, 2019년 9월 남아프리카팀이 기록했다. 모자이크의 주인공은 남아프리카 DJ이자 프로듀서인 블랙커피(Black Coffee)인데, 예명이겠지만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가장 빠른 ‘커피 연료’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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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영국의 기술자이자 환경보호활동가인 마틴 베이컨이 포드픽업트럭을 개조해 일명 ‘커피콩 머신’(Bean Machine)을 만들었다. 그는 이것을 타고 평균 시속 105km로 운전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커피 연료 자동차(Fastest coffee-powered vehicle)’라는 기네스 세계기록을 얻었다. 이 자동차는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로 만든 커피 펠릿(coffee pellets)를 연소시켜 발생하는 가스로 엔진을 움직인다.
그는 “가장 멀리 달린 ‘커피 연료’ 자동차”(Longest journey by a coffee-powered car) 기네스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3월 그는 1988년형 폭스바겐 시로코를 개조한 커피 연료 자동차로 런던에서 맨체스터까지 337km를 주파한 바 있다. 이 자동차는 커피 과립(coffee granules)을 숯불 위에서 가열해 나오는 수소 가스를 이용해 엔진을 가동시켰다. ‘카-푸치노(Car-puccino)’라고 불린 그의 차는 시속 60마일까지 속도를 올렸는데, 연비는 에스프레소 56잔당 1마일이었다.  

젓가락으로 콩을 제일 많이 옮기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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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안에 커피 원두를 나무젓가락으로 가장 많이 옮기는 기록은 일본의 나오키 미즈노가 올해(2023년) 3월에 세웠다. 기록은 30개. 1초에 한 알씩 옮긴 셈인데, ‘젓가락 문화권’의 역량을 보여줬다. 기존 기록은 이탈리아 실비오 사바가 보유했던 24개였다. 그래도 사바는 커피콩 10개를 가장 빨리 옮기는 기록(9.75초) 보유자로 있다.  

가장 큰 커피 컵 모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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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헤샴 엘사덱이 7,260개 커피 컵을 모자이크해서 투탕카멘의 가면을 만들었다. 60㎡ 면적의 판 위에 커피 컵을 얹은 것인데, 컵에 담긴 우유와 커피의 양을 달리해 음양을 표현했다. 기록 확인 후 커피 잔들은 자선단체 등에 기부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커피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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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1일, 한국 김포에 있는 포지티브 스페이스 566(POSITIVE SPACE 566)이 기록했다. 수용인원 2,190명. 연면적 11,900㎡(약 3600평) 규모이다. 카페 강국다운 면모이다.  

세계 최초 공정무역 커피

커피 농부들에게 제값을 치르자는 공정무역 캠페인은 네덜란드의 막스 하벨라르 재단(Max Havelaar Foundation)이 1988년 11월 처음 시작했다. 재단 이름은 1860년 식민지에서의 횡포를 다룬 소설의 제목에서 비롯됐다. 1973년 네덜란드의 ‘공정무역 오리지널’이라는 회사가 과테말라에서 처음으로 공정무역 커피를 수입했지만, 공정무역 커피 상표를 도입한 최초의 조직은 막스 하벨라르였다.

글 | 박영순
사진출처 | 기네스 세계기록(www.guinnessworldrecords.com)
박영순 님은 21년간 신문기자로서 와인, 위스키, 사케, 차, 맥주, 커피 등 식음료를 취재하면서 향미에 몰입했습니다. 미국,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등에서 향미 관련한 자격증 30여 종을 비롯해 미국요리대학(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 플레이버 마스터를 취득했고, 현재 커피비평가협회(CCA)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커피인문학》, 《이유 있는 바리스타》등을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