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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볶는 마을
[브루잉의 세계] 터키식 커피, 제즈베(cezve)

500년 이어온 커피음용법

[브루잉의 세계] 터키식 커피, 제즈베(cezve).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난 아라비카 커피는 예멘과 사우디 아라비아, 이집트, 이란 등을 거쳐 16세기 터키의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이 때 커피는 더 이상 이슬람 수도승의 밤샘기도나 명상을 위한 종교음료에 머물지 않았다. 커피는 가정과 일터를 파고들면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이야기꽃을 피우게 만드는 문화음료이자 기호음료로 승화했다. 커피의 대중화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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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터키인들이 즐긴 커피 음용법은 500년이 다 되도록 오늘날까지 그대로 전승되고 있다. 유네스코는 2013년 ‘터키식 커피 문화와 전통(Turkish coffee culture and tradition)’을 인류가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유네스코는 터키식 커피가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커피제조법이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터키 사람들은 16세기처럼 지금도 제즈베(Cezve)라는 밑이 넓은 도구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한다. 

16세기 터키는 커피하우스가 작은 마을에까지 퍼지고 거의 모든 가정에도 제즈베 한 두 개씩은 장만해두고 늘 추출해 마실 정도로 커피가 유행했다. 제즈베 커피를 즐긴다는 것은 곧 오스만 사람들임을 나타내는 지표였다. 이 시기는 술레이만 1세(재위 1520~1566년)가 집권한 오스만 제국의 최대 전성기로 영토가 서아시아, 이집트, 이라크는 물론 발칸반도 일부와 북아프리카까지 확장했다. 당시 이들 지역까지 마땅히 커피가 전해졌다.
 

제즈베 커피는 ‘이브릭(Ibrik) 커피’라고 불리기도 한다. 터키사람들은 제즈베와 이브릭은 다르다고 말한다. 이브릭은 주둥이의 모양이 새의 부리처럼 생긴 물병을 지칭하는 용어로 자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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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출공식

커피가루 : 물 = 1 : 10(10g : 100㎖)
추출 시간 = 3~4분
커피가루의 굵기 = 매우 가늠(Extra Fine)

추출 순서

① 제즈베에 뜨거운 물(100㎖)을 넣고 가열한다.
② 커끓는 물에 커피가루(10g)를 넣는다.(설탕, 카르다몸, 정향 등을 함께 넣어도 좋다)
③ 커피가 끓어오르기 전에 한 방향으로 세 번 저어준다.
④ 커피를 단순히 끓이는 것이 아니라 거품이 형성 되도록 가열을 하는 것이다. 거품이 끓어오르면 제즈베를 불에서 들어 올리고 가라앉히기를 3번 반복한다.
⑤ 1~2분간 커피가루를 가라앉히고 데미타스 잔에 조심스레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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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어오르며 도구에 달라붙는 커피가루가 색다른 맛을 낸다.

Tip

 ∙ 터키 사람들은 데미타스에 남은 커피가루가 만드는 무늬를 보고 점을 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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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미타스(Demitasse) : 작은 커피잔 또는 에스프레소와 같은 강한 향미의 커피를 일컫는다. 프랑스에서 온 말로 ‘Demi(반)’와 ‘Tasse(잔)’의 합성어이다. 보통 커피 잔(4oz, 120㎖)의 반 정도이다. 이탈리아어로는 데미타쎄(demitazza)라고도 하는데, 에스프레소나 터키시 커피를 담는 잔이다.
∙ 거품 가라앉히기 횟수가 4번이건 2번이건 중요치 않다. 일정하게 조건만 유지해 준다면 상관이 없지만 통상적으로는 전통을 따르기 위해 3번 해준다. 설탕 또는 파넬라(정제 되지 않은 원당), 카르다몸을 함께 넣어 끓이면 좀 더 풍성한 향미를 즐길 수 있다.

제공 및 출처 | 커피비평가협회(www.ccacoff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