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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우기]
보이지 않는 도시 _ 영천(靈川)시장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서 무악재 방면으로 왼쪽에 위치한 ‘영천시장‘은 가까이 있는 안산과 인왕산 등산객들의 뒤풀이 장소로, 젊은이들의 맛집 순례코스로 활기가 넘친다. 2021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960년 정식 등록되었지만 영천시장의 역사는 더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시대에는 떡집으로 형성된 ‘떡전거리’가 있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서대문형무소 재소자들의 사식으로 떡과 같은 먹거리를 책임지던 시장이었다. 현재의 독립문 근처에 청나라 사신을 접대하던 ‘모화관(慕華館)’이 있어 ‘관동(館洞)시장으로 불리다 해방 후 인근 안산(鞍山)에 위장병에 효험하다고 알려진 ‘영천(靈川) 약수의 이름을 따 영천시장이 되었다.
주변에 붉은 벽돌의 석교감리교회(1916년 건립)는 가을 단풍철에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감리교신학대학(1910년 건립)은 최초의 남녀통합 교육기관(1925년)으로 의미가 있다. 1959년 한양정미소를 개축해 만든 서대문성당 또한 둘러볼 만하다.
사진, 글 | 김수길
김수길 님은 무수한 스틸 컷을 잘라내 영화 한 편을 만들듯 ‘오래 기억해야 할 것’을 남기기 위해 ‘시간을 지우는’ 사진작가입니다. 2008년부터 이화동 낙산마을을 카메라에 담았다. 네이버 인기 포토블로거(blog.naver.com/fabbricorea)로서 <시간 지우기>전을 다섯 차례 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