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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읽은 책 한권 ] 《포스트 코로나 사회》

‘이미’와 ‘아직’ 사이

3년 여 휘몰아치던 코로나19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솔로몬 왕이 했다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는 말처럼 우리는 결국 또 한 고개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지나간 자리에는 상처와 흔적이 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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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인류에게 던진 메시지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포스트 코로나 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위드(with) 코로나를 준비해야 할지. 과연 우리는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수많은 질문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감사하게도 세계의 석학들이 질문에 답을 해주고 있고, 생각거리를 던져줍니다. 많은 책이 나오고, 대담이 이어지고, 포럼과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공부하기에 좋을 때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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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요즘 이것저것 읽고 보고 듣곤 합니다. 짧은 공부지만 코로나19에 관한 책을 추천하라는 제안을 받는다면 주저 없이 《포스트 코로나 사회》(김수련 외, 글항아리(2020))를 권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한국에서 한참 코로나의 무서움이 현실감을 더하고 있던 2020년 5월에 출판되었습니다. 허무한 비관도, 빛바랜 헛된 희망도 없이 담담히 코로나를 기록합니다. 성급히 평가하고 분석하고, 조급하고 자극적인 결론을 미루고, 저자들 각자의 자리에서 기록한 글을 담았습니다.
제가 읽어낸 이 책의 메시지는 ‘이미 알고 있던 것과 아직 실천하지 않은 것의 간극’입니다.
“이미 알던 것이 지금 효과적으로 활용되는가는 다른 문제다. (중략) 그땐 그랬고, 지금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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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學習)은 ‘배우고 익히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배움과 너무 적은 익힘 사이의 긴 거리감과 공간감을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뼈아프게 확인하지 않았을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코로나19가 지나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흔적을 성실히 기록하고, 배우고 익혀 ‘이미’와 ‘아직’ 사이를 좁혔으면 좋겠습니다.

글 | 방대욱
방대욱 님은 비영리 스타트업 육성기관에서 일합니다. 만년필 애호가이고 주말에 요리하는 재미에 빠져있습니다. 틈틈이 책을 읽으며 느낀 생각을 브런치brunch.co.kr/@4seasonsanta)에 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