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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는 이야기] 거장을 엿보다 ②

로트렉 | 피카소

물랑루즈를 사랑한 화가 _ 툴루즈 로트렉 <세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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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그린 작품: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 1864-1901)의 <세탁부>

‘로트렉이 없었다면 앤디 워홀은 없었을 것이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이 툴루즈 로트렉을 평가하는 말입니다. 툴루즈 로트렉은 프랑스 후기 인상주의 시대에서 대중과 타협하고 세속적인 장르의 예술을 전위적인 예술로 승화시킨 프랑스의 대표적 아티스트입니다. 그의 화풍은 현대까지도 광고, 디자인, 포스터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로트렉은 추상적인 디자인으로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4가지 이상의 색은 사용하지 않았고, 강조할 부분만 표현했다는 점이 특징이죠. 또한 일본 풍속화의 영향을 받아 대각선 구도, 과감한 자르기, 배경 생략,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 굵고 진한 선, 사선 문양 등을 활용하여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특징으로 그의 작품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브로마이드를 수집하는 것처럼 그 당시 로트렉의 포스터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벽에 붙여놓은 다음날이면 모두 사라질 만큼 인기도 대단했습니다.

그는 선입견이나 편견, 정치적 메시지를 담지 않고 그 사람 자체에 집중했습니다. 그 시대 매춘부, 댄서, 희극배우, 서커스 광대 등 사회의 비주류 인물들을 주로 모델로 그리며 철저하게 관찰자로서 인물의 개성을 표현했습니다. <세탁부>도 화가를 위해 짓는 포즈가 아닌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화가는 세밀한 관찰을 통해 자연스러움을 담아냈습니다.  

 

모두의 슬픔이 되었다 _ 피카소 <우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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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그린 작품 :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의 <우는 여인>

단순해 보일 수 있는 피카소의 그림에는 그의 철학과 다양한 기법들이 담겨 있습니다. <우는 여인>은 기존의 원근법을 무시하고 고정된 미의식을 깨트리죠. 다양한 개체성을 포용하면서 다른 것들과 조화하는 아름다움을, 고정된 시점이 아닌 다시점으로 나타내고, 각각의 조각들이 조합을 통해 여인의 감정을 절절히 전달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혼합된 색을 이용하여 피카소만의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카메라가 없던 시절, 모든 화가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화폭에 옮겨 실재하는 것처럼 그리는 것을 열망했습니다. 수많은 거장들의 손을 거치며, 르네상스 이후 그 꿈이 실현되는 것 같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화가들은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가, 하늘의 달이 가까워 보여 금방 닿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엄청나게 먼 거리에 있지 않은가. 피카소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창문 앞 테이블에 놓인 사과가 시간이 흐르면서 빛과 그림자가 달라지는 걸 보았죠.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사과의 시간을 화폭으로 옮기고 싶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대표적인 작품이 <우는 여인>입니다.

작품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색을 표현하며, 다양한 위치에서 바라본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여러 각도에서 보이는 사람의 모습은 달라지기에 그 모든 모습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피카소는 큐비즘을 탄생시켰고, 그의 그림은 현대회화의 첫 걸음을 알리는 기록입니다.

 

글, 그림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