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카페人  
아틀리에
[시 갈피]

달력 안의 사람

그거 알아?  
오늘은 어떤 날의 하루일 뿐이라는 걸  
오늘 하루,  
누군가의 사랑이 시작될 수도,  
어떤 이의 장례식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당신이나 나나  
사람들에게 메모로만 남아 있고 
어쩌면 메모가 없는지도 모르지 

 

그거 알아?  
어느 순간부터 나는 길을 걷다가도 
이제 망설임도 없이 
풀꽃을 푹푹 밟고 간다는 걸 

 

우산을 쓰고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무슨 생각으로 살고있냐며 자꾸 말을 걸어와 

 

그거 알아?  
달력 한 장 넘기는 것도 
이 악물고 해야 하는 날도 있다는 걸  

 

시 | 오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