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카페人  
아틀리에
[커피로 그린 세상]

소래포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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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찍어 소래를 그립니다.

비릿한 어시장 구석구석 좌판 속에 숨죽인 수많은 얘기들이 들려옵니다.

묶이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게 세상이라네.

인연이란 씨줄과 학연, 지연이라는 날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네.

그렇다고 거기 얽혀 정신까지 말라가서는 곤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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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접시 꼬막들조차 입 앙다물고 저리 꿋꿋이 견디질 않는가?

짠물투성이 세상길을 어찌 옹골진 ‘벽(癖)’ 하나 없이 민숭민숭 걸을 수가 있겠는가?

잘난 놈들 이익싸움 그 틈바구니에서 어리석게 등 터지는 존재로 살지라도

긴 수업 뾰족침 하나로 자존심만은 지킬 줄 아는 대하 선생의 기개를 한번 보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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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척 물위에 누워 까마귀를 유인해 잡아먹는다는

오적어(烏賊魚)의 지혜를 찬찬히 되짚어 보시게나.

오장육부 죄 끄집어 내놓고서야 겨우 버텨지는 게 세상살이라네.

혼자만 당하는 일인양 궁상일랑 그만 두고

보시게나 친구,

이 짱짱한 햇살 한 움큼이면 족히 행복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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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속으로 꽁꽁 싸매 숨는다고

안전하지도, 뒤틀린 일이 해결되지도 않는다네.

운명의 문은 본시 밖으로만 열리는 법.

때로는 불 벌건 석쇠 위에서 몸부림으로 퍼덕이는

고난의 시간조차도,

영혼 깊이 화인(火印)으로 새겨야 하는 것,

그게 인생이라는 사바세계 아니겠나?

 

글, 그림 | 유사랑 youliebe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