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카페人 / 제4호 / 아틀리에
아틀리에
커피로 그린 세상
화가의 흔적

구스타프 클림트의 <연인>
에스프레소를 찍어
커피그림을 그립니다.
빈센트 반 고흐를 그리고
구스타프 클림트를 그리고

구스타프 클림트의 <엄마와 아기>
화폭에 녹아든
수많은 이야기들이
아련한 커피 향으로 되살아나

빈센트 반 고흐의 <파이프를 물고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
커피가 빚어내는 갈색은
화가의 눈빛만금이나
깊고 그윽한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그것은 이글대던
고뇌의 불덩이를
맨가슴으로 부둥켜안고
펄펄 끓는 물세례를
침묵으로 견뎌낸
수동의 영혼처럼 편안합니다.

구스타프 클림트
거기에는
세상의 모든 번잡함을
조용히 갈무리하는 힘이 있습니다.

에곤 쉴레의 <자화상>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볼수록 융숭해지는
갈색의 매력.

에곤 쉴레의 <다리를 세우고 앉은 여인>
난마처럼 얽힌
세속의 갈등도
삶살이에 난도질 당한
내면의 상처까지
부드럽게 감싸주는
치유의 색깔입니다.

에곤 쉴레
커피의 갈색은
그래서
‘노자의 도(道)’와
닯았습니다.
글, 그림 | 유사랑
유사랑 님은 <중앙일보>, <전자신문> 등 다수 신문사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현재 <인천일보> 시사만평가, CCA(커피비평가협회) 문화예술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youliebe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