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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친구하기] 해당화
모래사장에서 만난 진분홍 얼굴
해당화
음색만으로
울음을 자아내는
악기가 있다지
빛깔 하나로
십 리 해안선에 홍조를 퍼뜨리는
꽃도 있더라
처연하도록 붉어서
메마른 가슴마다
모닥불이 옮겨 붙는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중년세대라면 귀에 익은 <섬마을선생님>에 나오는 꽃이다.
해당화는 장미과의 ‘잎지는넓은잎작은키나무’다. 주로 해안가나 모래사장에서 사는 나무로 높이는 1.5m 정도이며 줄기에 가시와 털이 많이 나 있다. 잎 표면에 주름이 많고 털이 빼곡하며 윤채가 있다. 5~7월 새 가지 끝에 진한 분홍색 꽃이 핀다.
열매는 광택이 나며 붉게 익는다. 꽃과 열매가 아름답고 생명력이 강하며 내륙에서도 잘 살아 울타리용으로 심기에 좋은 나무다. 해당화 꽃잎은 차로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글·사진 | 정충화
정충화 님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식물해설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눈에 척척 식물, 나무의 이름을 불러줍니다. 2008년 계간 《작가들》 신인 추천으로 등단해 시집 《누군가의 배후》(2013), 《봄 봐라, 봄》(2020), 시화집 《환몽(공저)》, 산문집 《삶이라는 빙판의 두께》(2019), 식물시집 《꽃이 부르는 기억》(2021)을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