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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식물과 친구하기] 구절초

아홉 마디에서 잘라 약으로 쓰는 풀

식물과친구하기_구절초.png

시월

 

덕산기 계곡
직벽마다
구절초가 피었다
가파른 바위에
내걸린 흰 꽃들의
부조浮彫
다홍의 꼬리를 끊고
서둘러 봉우리를
넘는 볕의 이마가 붉다


국화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전국의 산과 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풀로 높이 50cm 정도 곧게 자라며 가지가 갈라진다.
9~11월 줄기와 가지 끝에서 흰색 또는 연한 붉은색 꽃이 한 송이씩 핀다. 안쪽의 대롱 꽃은 꽃부리가 노란색을 띠어 가장자리의 흰 혀꽃과 조화를 이룬다. 이름은 아홉 마디까지 자랐을 때 약효가 좋다 하여 ‘九折草’,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채취하여 약으로 썼다 하여 ‘九節草’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글·사진 | 정충화
정충화 님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식물해설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눈에 척척 식물, 나무의 이름을 불러줍니다. 2008년 계간 《작가들》 신인 추천으로 등단해 시집 《누군가의 배후》(2013), 《봄 봐라, 봄》(2020), 시화집 《환몽(공저)》, 산문집 《삶이라는 빙판의 두께》(2019)를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