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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는 이야기] 거장을 엿보다 ③

미켈란젤로 | 마티스

관람객의 시선에서, 미켈란젤로 <피에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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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그린 작품: 미켈란젤로(1475-1564)의 <피에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십자가에서 죽은 예수의 시신을 안고 비통에 잠긴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묘사한 조각 작품입니다. 높이가 2m 가까이 되는 대형 대리석 작품으로, 섬세한 천의 묘사가 특히 돋보입니다. <피에타>의 성모 마리아를 자세히 살펴보면 어깨가 넓고, 목이 굵으며 건장한 남성의 덩치를 하고 있습니다. 예수와 마리아의 자세도 불안정해 보입니다. 과거 몇몇 평론가들은 미켈란젤로가 여성 조각상은 만들지 못한다, 인체 비율을 맞추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그의 대표작인 <다비드>도 신체에 비해 머리가 굉장히 크게 제작되었습니다. 그는 정말로 인체 비율을 잘 맞추지 못했을까요?
 

조각가들의 장점은 뛰어난 관찰력입니다. 보통 회화는 본 작업이 들어가기 전 스케치를 통해 실수를 최대한 막을 수 있지만, 대리석 작업의 경우는 한 번의 실수로 작품이 망가질 수 있기에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죠. 작업의 성격상 자연스럽게 관찰력이 높아진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켈란젤로의 잘못된 인체 비율은 더 의아합니다.


비밀은 인체 비율보다 미학에 중점을 두었다는 데 있습니다. 피에타를 볼 때, 시선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비율이 잘못 되었다는 말을 듣기 전까진 전혀 눈치 채지 못합니다. 관람객의 시점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과장성을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타>는 바닥에서부터 2m 위에 있습니다. 관객은 당연히 아래에서 위로 작품을 봅니다. 이를 감안해 작품의 모든 부위가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마리아의 어깨 부분이 넓은 이유는 여기서 설명이 됩니다. 정면이 아닌 아래에서 위로 작품을 본다면, 인체 비율은 어긋나 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피에타>상은 1972년 테러를 당한 이후 아쉽게도 방탄유리 너머로만 감상할 수 있습니다.

 

현대 그래픽 아트의 시초, 앙리 마티스 <푸른 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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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그린 작품: 앙리 마티스(1869-1954)의 <푸른 누드>

사물의 형태를 선으로 표현하는 ‘라인 드로잉’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음영 없이 사물이나 풍경의 본질을 간명하게 드러냅니다.

라인 드로잉의 시초는 앙리 마티스(1869-1954)라 할 수 있습니다. 야수파의 창시자로 강렬한 색채와 형태의 작품을 선보인 그는 평면화와 단순화로 피카소의 유일한 라이벌이자 20세기 최고의 예술가로도 손꼽힙니다.
 

<푸른 누드>는 단순한 색으로 강렬한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마티스의 철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티스가 평생을 사랑한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단순미와 조형미가 가득한 이 그림은 다양한 분야에서 오마주가 되었죠. 도형을 평면에 표현하는 현대적 그래픽 아트의 시초가 되기도 합니다.
 

마티스의 작품처럼 따라해 봤습니다. 현대적인 느낌을 더하기 ‘클래식 블루’를 사용했는데요. 불투명 수채물감인 ‘과슈(Gouache)’를 칠하고 가위로 오려내 풀로 붙였습니다.

글, 그림 |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