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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스토리텔링
한눈에 살펴보는 홍차 분류법

아는 만큼 맛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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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함께 음료 문화를 대표하는 홍차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커피에 대한 관련 지식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홍차에 관한 상식은 알려진 게 적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 형태를 ‘하이퍼링크’라고 하죠. 문서를 찾아가면서 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익히는 방식이 기존의 책을 통한 것이었다면, 하이퍼링크 방식은 임의적이고 나열식이라 훨씬 가볍게 관련 내용에 접근할 수 있죠. 

이처럼 순차적이고 서열형 방식이 아니라 궁금한 점을 관련 키워드로 검색하면서 홍차와 관련된 이야기와 지식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마우스를 클릭하듯이 여러분들의 호기심도 클릭해 보시죠. 우선 발효정도에 따라 차를 홍차, 우롱차, 녹차로 구분해봅니다.

홍차, 우롱차, 녹차

찻잎은 그대로 두면 자연 발효되는데 이러한 발효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차가 만들어집니다. 즉 발효된 차를 홍차(Black tea), 반 정도 발효된 차를 우롱차(Red tea), 발효되지 않은 차를 녹차(Green tea)라 하죠. 홍차, 녹차, 우롱차 모두 차나무에서 나온 한 형제인 셈입니다. 홍차는 크게 제조방식에 따라 스트레이트 티, 블렌드 티, 플레이버리 티로 분류합니다.

1. 스트레이트 티 Straight Tea
스트레이트 티는 100% 원산지의 차로 만든 것으로 전문점이 아니면 구하기 어렵고 대부분 원산지의 차를 바탕으로 블렌딩(blending)한 것이죠. 이는 100% 원산지의 차로 만들면 비용이 많이 들고, 해마다 풍미가 조금씩 달라지므로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스트레이트 티는 원산지에 따라 인도, 실론(스리랑카), 중국, 그 밖의 나라 등으로 나뉩니다.

2. 블렌드 티 Blend tea
여러 산지의 찻잎을 블렌드해(섞어서) 만든 차로 잉글리시 브렉퍼스트(English Breakfast), 오렌지 페코(Orange Pekoe) 등이 이에 속합니다. 홍차가 영국에서 발달하였으므로 로얄 블랜드(Royal Blend), 프린스 오브 웨일즈(Prince of Wales) 등 영국 왕실과 관련된 이름이 많습니다.

3. 플레이버리 티 Flavory Tea
찻잎에 베르가못(bergamot), 정향나무(clove), 사과(apple) 등의 향을 더하여 만든 차로 종류가 다양합니다. 가향차라고 부르기도 하죠. 베르가못 향을 입힌 얼 그레이는 대표적인 플레이버리 티입니다.

인도, 실론,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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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도의 홍차

인도는 오늘날 세계 1위의 홍차 생산국이자 1위 소비국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홍차 산지로는 북동지방의 다즐링(Darjeeling), 아삼(Assam)과 남인도 지방의 닐기리(Nilgiri)를 들 수 있습니다.

1) 다즐링(Darjeeling)
원산지는 인도 북동부의 히말라야 기슭 고지대입니다. 오렌지색이며 주로 스트레이트 차로 마시죠. 생산량이 적은 비싼 차이며 등급도 다른 홍차와는 다른 기준으로 매겨집니다. 최고급품은 머스캣향(사향)이라는 야생화와 같은 향기를 내며 홍차의 샴페인이라고 불려요. 그러나 다즐링 차를 실제로 보기는 대단히 어렵고 시중 대부분의 다즐링 차는 다른 차와 블렌딩한 것입니다.

다즐링의 독특한 맛과 향기는 다즐링 지방이 해발 1200m 이상의 골짜기에 위치해 있고 밤낮의 기온차가 심해 안개가 자주 끼는 기후에 의한 것이죠. 추운 지역이므로 인도의 다른 지역과 달리 내한성이 있는 중국종 차나무가 자랍니다. 다즐링은 1년에 세 번 수확되며 이에 따라 ‘first flush, second flush, autumnal’로 불립니다.

ㆍfirst flush : 3, 4월에 수확한 차. 가장 비싸며 찻물 색이 연하고 독특한 풀잎 향기가 납니다. 

ㆍsecond flush : 5, 6 월에 수확한 차. 맛과 색이 좀 더 강합니다. 

ㆍautumnal : 우기인 10월 이후에 수확한 차. 맛과 색은 더 진해지나 향은 약해집니다.

2) 아쌈(Assam)
원산지는 인도 동북부의 정글 지방이며, 아쌈은 세계 최대의 차 생산지이기도 합니다. 맑고 진한 홍색을 띠며 주로 밀크 티로 마시죠. 햇볕이 강렬하고 비가 자주 내리는 아쌈 지방의 기후에서 나오는 차답게 뚜렷하고 강한 맛과 몰트(malt)의 향기와 색깔이 조화를 이룬 차입니다. 블렌드 티의 베이스로 널리 쓰이지만, 단독으로 마셔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리시  브렉퍼스트 (Irish Breakfast) 같은 것은 거의 100% 아쌈 차입니다.

3) 닐기리(Nilgiri)
원산지는 남인도 고원 지대입니다. 진한 홍색이 우러나며, 스리랑카와 기후가 비슷한 남부지방에서 나므로 여러 면에서 실론 티와 비슷하죠. 다른 인도산 차보다 개성이 뚜렷하지 않아 주로 블렌드 티의 재료로 쓰입니다.

2. 실론(스리랑카)의 홍차

인도 남쪽의 작은 섬인 스리랑카는 세계 2위의 홍차 생산국으로 여기서 생산되는 차를 옛 이름대로 실론 티(Ceylon tea)라고 부릅니다. 고산지대에서 나는 우바(Uva), 딤불라(Dimbula), 누와라 엘리야(Nuwara Eliya) 등이 대표적인 실론티이며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홍차인 오렌지 페코(Orange Pekoe)는 실론 티와 인도 티를 블렌딩한 것입니다.

실론 티는 우려낸 차 빛깔이 오렌지 색에서 황금색에 가까워 홍차의 황금이라고도 불립니다. 강한 향에 개운한 맛과 감칠맛을 가지고 있어 공복에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좋습니다.

1) 우바(Uva)
원산지는 실론섬(스리랑카) 남동부 우바 고원지대이다. 밝은 홍색을 띠며, 주로 밀크 티로 마십니다. 색깔은 약하나 맛과 향이 강한 대표적인 실론티로 ‘실론티 중의 실론티’라고도 합니다. 세계 3대 홍차 중의 하나로 초보자보다는 어느 정도 홍차를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게 적합합니다.

2) 딤불라(Dimbula)
원산지는 실론섬 중앙산맥 서부입니다. 진한 홍색을 띠며 우바보다 맛과 향이 부드럽습니다.

3) 누와라 엘리야 (Nuwara Eliya)
원산지는 실론섬 중앙산맥 남서부입니다. 18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나며 푸른빛이 도는  연한 색을 띱니다. 주로 스트레이트 차로 마시죠. 다즐링과 같이 고산지대에서 나는 차답게 야생 화초와 같은 향기와 맛을 지녔습니다.

3. 중국의 홍차

차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사람들은 중국인이고, 오늘날의 녹차, 오룡차, 홍차는 모두 중국에서 만든 것이죠. 그러나 현대 중국의 차는 주로 녹차이며 홍차는 극히 드뭅니다. 대표적인 홍차로 키먼, 랩상 소우총, 윤난을 들 수 있습니다.

1) 키먼 (Keemun, 祁門)
원산지는 중국 상하이의 근처의 안미성(安微省)이며, 이곳은 최초로 홍차가 만들어진 곳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밝은 오렌지색을 띠며 스트레이트 티로 마십니다. 난초 향 같은 특이한 향기가 일품이죠. 때문에 인도의 다즐링, 스리랑카의 우바와 함께 세계 3대 홍차로 일컬어집니다.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English Breakfast), 얼그레이 (Earl Grey)의 베이스로 많이 쓰입니다.

2) 랩상 소우총 (Lapsang Souchong, 正山小種)
원산지는 중국 복건성(福建省)이며, 진한 오렌지색을 띱니다. 밀크티나 아이스티로 많이 마시죠. 찻잎을 그을려 만들기에 소나무 향이 납니다. 러시아 카라반(Russian Caravan) 티의 블렌드 티로 쓰이기도 합니다.

3) 윤난 (Yunnan, 雲南)
원산지는 중국 운남(雲南)성이며, 진한 홍색에 밀크 티로 마십니다. 맛이 진한 밀크티에 어울리는 차입니다. 운남성에서 재배되는 것은 아삼(Assam) 계통의 차나무입니다.  

글 | 오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