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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카페 2020.07 | Vol.8
월간 카페人  /  제8호  /  찻잔 스토리텔링
찻잔 스토리텔링
[음료기행] 박하 mint

사무치는 그리움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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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갈래!” 

영화 <박하사탕>은 영호(설경구 분)의 절규로 시작된다. 어디로 가고 싶다는 걸까.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영호가 철로에서 절규하며 죽는 이유를 알려준다. 겹겹이 싸인 포장지를 벗겨내듯 영호의 지난날을 따라가던 관객은 영화제목이 왜 박하사탕인 줄 깨닫게 된다. 
스무 살 적 첫사랑이었던 순임(문소리 분)이 건넨 박하사탕. 그것은 순수함이었다. 황폐해진 삶을 되돌려 그 시절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고 싶었던 거다.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라 여겼음이다. 윤도현이 부른 노래 <박하사탕>은 영화와 맥이 닿아있다. 영호의 절규가 맥놀이 치는 듯하다.

 

떠나려 하네 저 강물 따라서
돌아가고파 순수했던 시절

끝나지 않은 더러운 내 삶에
보이는 것은 얼룩진 추억 속의 나
고통의 시간만 보낸 뒤에는
텅 빈 하늘만이 아름다웠네

(중략)

남아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 시간들도 다시 오진 않아
어지러워 눈을 감고 싶어
내 갈 곳은 다시 못 올 그 곳뿐이야

열어줘 제발 다시 한번만
두려움에 떨고 있어
열어줘 제발 다시 한번만
단 한번만이라도
나 돌아갈래 어릴 적 꿈에
나 돌아갈래 그곳으로 

- 윤도현의 노래 <박하사탕>

 

박하는 영어로 민트(mint) 또는 페퍼민트(peppermint)이다. 맛과 향이 시원하고 상쾌하다. 차로도 마시며 요리, 제과, 음료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헤밍웨이가 즐겨 마셨다는 모히토에 들어가는 것도 민트다. 담배에도 첨가되고, 방향제, 향수 원료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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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깊숙한 곳, 풍경이 떠오르면

박하는 무슨 색일까. 잎은 녹색이지만 선뜻 대답하기 망설여진다. 마음 깊숙이 똬리를 틀었던 풍경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너무 가볍지도, 묵직하지도 않은 박하의 맛과 향기는 망각했던 것들을 끄집어낸다. 때론 박하사탕을 건네는 여인의 손이, 때론 수목원에 짙게 깔린 안개가, 때론 시리게 푸른 겨울바다가 그려질 것이다. 허수경의 소설 <박하>는 사무치는 슬픔과 그리움을 담았다. 

“그런데 그렇다. 그 이름을 들으면 나는 무작정 박하향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중략)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슬픔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이미 슬픔의 이유가 온몸에 꽉 차 있는데도 말이다. 특히 감상적인 사십대 중반의 남자들이 바로 그런 부류에 속한다. 그러나 나는 용기를 내어 얼굴이 붉어지면서까지 이렇게 말한다. ‘하남’이라는 말을 입에 머금은 채 고개를 조금 숙이고 있으면 박하 차 한 모금을 머금은 것 같다고.”

주인공 이연은 독일에 있던 대학 선배가 건네준 노트를 받은 다음날 공교롭게 아내와 두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는다. 번개 같은 이별이었다. 이연의 비극을 미리 내다본 듯 노트의 첫 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나에게, 
내가 이 글을 읽을 때 나는 이미 모든 것을 잃고 난 뒤일 것이다. 
너에게,
나는 다시 태어나고 싶다, 너에게로 가기 위해.”

이연은 노트를 읽으며 황망하게 하늘로 떠나보낸 아내와 두 아들을 간절히 그리워한다. 못해준 것들이 너무 많아 후회한다. 아내와 아이들과의 추억이 떠올라 몸부림친다. 노트 속 이야기들은 그를 과거로 향하게 했다. 아내와 아이들을 떠올리는 일은 아팠다. 미안했다. 그리고 울부짖었다. 

어디선가 박하 향기가 나면….

아내가 남긴 ‘박하’라는 시는 불현듯 엄습하는 슬픔의 이유를 모르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며 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살아가는 거야, 서로 사랑하는 우리
상처에서 짓이겨진 박하 향기가 날 때까지

박하 향기가 네 상처와 슬픔을 지그시 누르고
너의 가슴에 스칠 때
얼마나 환하겠어, 우리의 아침은”

그러나 자신의 운명을 예고하듯 유언을 남긴다.

“어디선가 박하 향기가 나면
내가 다녀갔거니 해줘”

이연은 불쑥불쑥 박하향기를 느낀다. 그때마다 생생한 기억도 함께 고개를 든다. 그는 ‘아내와 아이들이 살아있었으면…’ 하며 이런 시를 읊었을지도 모른다.

 

환했으면 좋겠다.
사랑을 입안에 넣고 
그대를 녹이면 
내 마음이 밝아지고 
상큼해지고 

그 사랑을 깨물면 
내 슬픔 바스라지고 
내 아픔 산산조각 나 
내 삶이 깔끔해지고 
밝아졌으면 좋겠다.

_ 김하인 ‘박하사탕’

 

민트 건강백서

민트(박하)는 원산지가 지중해이고, 다년초이다. 페퍼민트, 스피어민트, 페니로열민트, 캣민트, 애플민트, 보울스민트, 오데콜론민트 등 종류가 30가지 이상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민트는 페퍼민트, 스피어민트이다. 페퍼민트는 그 향이 후추(pepper)와 닮았다고 해서 이렇게 붙여졌다고 한다. 

민트 오일의 주요성분은 멘톨로서, 피부와 점막을 시원하게 해준다. 항균, 통증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정신적 피로해소와 해열, 발한 작용을 돕기도 한다.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민트를 이용해 감기, 위장병 등을 다스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원한 맛과 향이 상기된 기분을 진정시킨다. 
글 | 손인수